“20대 패기를 앞세워 오픈소스에 기대지 않고 '빅데이터플랫폼'을 국산화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기반 의사결정 자동화'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정보보안, IT운영, 마케팅 등 영역별 비즈니스 자동화를 통해 국가대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이디엄(대표 양봉열)이 온프레미스부터 멀티클라우드까지 통합한 강력한 빅데이터·인공지능(AI) 플랫폼 '로그프레소(Logpresso)'를 앞세워 산업 전반에 정보보호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확장성이 뛰어난 고객맞춤 플랫폼을 구축, 빅데이터 플랫폼 시장을 이끈 이디엄 창업주역 3인 양봉열 대표(CEO), 구동언 이사(CBO), 황원근 이사(CTO)를 만났다.
양 대표는 리눅스가 국내 확대되던 2000년대 초 고등학교 2학년 신분으로 웹호스팅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은 물론 개인 웹사이트 수요가 있어 월 1만원에 1기가바이트 웹사이트 계정 사용권을 빌려주는 웹호스팅 사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리눅스 서버 설치 경험이 있던 구동언 이사를 만났다.
구 이사는 고등학교 자퇴 후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다. 구 이사는 개인 서버를 운영했는데 당시 서비스 유저 중 한 명이 황 이사였다. 구 이사는 검정고시 후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대전에 있던 황 이사는 구 이사와 새벽까지 인터넷 채팅을 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했다. 황 이사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진학 후 구 이사 소개로 양 대표를 만났다. 서울대 1년 선배 양 대표와 학내 동아리 '컴퓨터 연구회(SCSC)'에서 활동하며 돈독해졌다.
컴퓨터에 빠진 세 청년은 2009년 20대 중반 보안솔루션 전문기업 엔초비를 창업했다. 양 대표가 병역특례로 근무하던 인젠에 '보안정보공유서비스' 개발을 제안, '엔초비팀'을 구성했다. 1년 뒤 스핀오프하고 로그가 하루 수 기가바이트 발생하던 당시 대용량 보안 로그관리 기술을 선보였다.
양 대표는 “오픈소스를 쓸 수 있었지만 데이터 처리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면 기술적으로 완벽히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당장은 번거로워도 장기적으로 기술이 쌓이면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자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구 이사와 황 이사는 양 대표의 기업철학에 공감, 엔초비 창업부터 10년간 동고동락했다. 퓨쳐시스템에 인수된 후에는 SSL VPN 장비를 개발했다. 이들은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며 다양한 산업영역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확신, 재창업을 시도했다.
양 대표는 “통합보안관리(ESM) 교체주기 4~5년이 지나면 보안관제는 기본이고 빅데이터 분석까지 가능한 솔루션이 시장성 있다고 봤다”면서 “SSL VPN 장비개발 과정에서 제품 상용화 경험을 축적했다. 이후 멀티코어 병렬화를 통해 방대한 분량의 로그를 고속으로 수집·저장·검색하는 엔진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2013년 이디엄을 새로 설립, 빅데이터 플랫폼 로그프레소를 출시했다. 지난 7년간 100여개 고객사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의 호환성을 유지하며 엔진 성능과 기능을 향상시켰다. 빅데이터 플랫폼 '로그프레소 엔터프라이즈'로 출발해 보안관제 기능을 고도화 하며 2017년 정보보호 통합플랫폼 '로그프레소 소나'를 선보였다. 지난해는 저가형 통합로그관리플랫폼 '로그프레소 스탠다드'를 출시, 제품군을 다각화했다.
'소나(Sonar)'는 강력한 빅데이터·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프레미스 환경뿐 아니라 클라우드 리소스까지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수집·연동해 관리한다. 기존 보안운영센터에 멀티 클라우드까지 통합해 완전한 정보보호관리체계를 구현한다.
황 이사는 “소나는 외부침해관제시스템(SIEM), 내부유출탐지시스템(UEBA), 개인정보관제시스템(PIMS), 통합로그관리시스템 등 개별 운영하던 솔루션을 하나로 통합해 일관된 가시성을 제공한다”면서 “수백 수천대 온프레미스 장비에서 쏟아지는 테라바이트 단위 로그를 안정적으로 수집·저장·탐지·분석·대응한다”고 전했다.
로그프레소는 확장성이 뛰어나 다양한 서드파티 앱 생태계를 포괄하는 장점이 있다. 서드파티 솔루션을 로그프레소에 탑재하면서도 구축 후 정기적으로 패키지 업그레이드를 수행한다. 원본 패키지를 유지하며 고객전용·신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 이사는 “외부침해관제, 내부유출탐지, 내부통제, 개인정보보호, 이상거래탐지를 개별 관제하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소나는 보안로그를 수집·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하고 관련된 다른 솔루션을 자동제어하는 정보보호통합관리체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반복 수작업을 자동화해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대 중반 엔초비로 출발해 이디엄을 국내 대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 3인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CEO 양 대표는 지난 10년 '고객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고객수요를 지속 반영, 기술개발 이정표를 명확히 제시했다. CBO 구 이사는 회계·재무부터 기술지원·대외협력까지 안정적으로 사업운영을 총괄했다. CTO 황 이사는 연구소 수장으로 개발자 개인과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디엄은 지난 10년 빅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했듯 향후 10년은 클라우드를 거쳐 AI기술로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양 대표는 “소나는 기존 보안운영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가시성을 최상으로 유지한다”면서 “클라우드 자산에 대한 위협을 탐지·대응하며 컴플라이언스 리포팅 자동화를 통해 완결된 정보보호관리체계를 구성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각 보안솔루션 벤더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SOAR)'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면서 “추후 보안을 넘어 'AI기반 IT운영(AIOps)'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