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연히 국내 벤처 업체 중 하나가 스플렁크에 대적할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디엄’이라는 회사명과 ‘로그프레소’라는 제품명 모두 낯설었다.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스플렁크에 대적할 소프트웨어를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했다는 것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수소문 해서 이디엄 양봉열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런데 그는 이미 기자가 알고 있던 인물이었다. 4년 전 ‘벤처스토리’라는 기획 시리즈를 진행할 때 ‘엔초비’라는 보안관제 회사를 설립해 인터뷰를 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20대 청년에게 보안 시장은 녹록치 않았나보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많은 쓴 맛을 봐야 했다. 결국 보안관제 사업은 계획대로 성장하지 못했고, 퓨처시스템에 인수됐다.
양 대표는 그러다 올해 초 다시 독립했다. 보안관제를 위해 개발해 왔던 로그분석 기술을 발전시키면 빅데이터 시대에 괜찮은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로그를 다루는 기술은 엔초비 시절부터 개발해 온 것이었다. 보안 관제를 위해서는 보안로그를 분석해 위협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로그를 단순히 저장하고, 가져오는 기술만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인덱싱과 검색, 리포팅 등의 기능을 추가해 스플렁크와 같은 솔루션을 개발했다.
양 대표는 “처음에는 보안 장비에서 나오는 로그를 분석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했는데,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센서네트워크를 비롯해 웹로그, 사용자행동로그 등 다양한 로그를 다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로그프레소’의 강점으로 보안성을 들었다. 처음에 보안업체로 시작했기 때문에 보안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플렁크는 암호화를 내장해서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로그프레소는 모든 데이터가 암화화 돼 저장되는 등 보안에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또 하둡 등 외부 빅데이터 플랫폼과의 연동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로그프레소는 자바로 개발된 플랫폼으로 하둡과 궁합이 잘 맞는다”면서 “실시간 분석은 로그프레스로, 배치 처리는 하둡으로 통합해 고도 분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둡뿐 아니라 기존 관계형 DB의 데이터와도 연동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 스플렁크보다 우수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분산처리가 지원되지 않고, 스플렁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이용자 편의성도 부족한 편이다.
양 대표는 “당장 스플렁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스플렁크까지 도입할 필요가 없는 기업이나, 스플렁크가 지나치게 고가여서 도입하기 어려운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일단 이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내년 초 현재 중비 중인 기능과 기술이 완성되면 정면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